성과학 시리즈 ③ 역사 속 성병 (Feat.임질, 매독, 에이즈)

성병은 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동안 두려워했던 감염 질환 중 하나다.

성병이라는 말만 듣고 덜컥 겁부터내며, 자신에게 잘못을 찾는 사람도 있고 파트너를 의심하거나 탓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과거부터 인류를 들었다 놨다 했던 성병. 우리는 성병을 왜 그렇게 두려워했을까? 이 글을 통해 역사 속 성병을 알아보고 지금은 어떻게 치료되고 있는 지 살펴보자.

● 성병이란?

성병 또는 성매개 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 STD)은 성행위로 전파될 수 있는 모든 감염성 질환을 의미한다. 좁은 의미로는 직접적인 성관계로 전염되는 것을 의미하고, 넓은 의미의 성병은 직접적인 관계를 포함해 보균자나 환자와 같은 이불을 쓰거나 타액 공유, 피부 접촉 등으로 인한 것을 의미한다.^{​1, 2}

성병은 과거 venereal diseas(VD)로 불리기도 했다. 어원은 미와 사랑의 여신 비너스(Venus)에서 유래해 아름다운 여성의 유혹으로 성병이 생겼다고 생각하게 하거나 질병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2

최근에는 증상과 징후를 가지고 있지 않은 무증상 감염도 포함하는 의미에서 성매개 감염(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 STI)으로도 흔하게 불리고 있다.^​2

● 역사 속 성병

1. 임질의 역사 - 고대의 성병

성병은 언제 처음 생겨난 걸까? 대표적인 성병 중 하나인 임질이 인류의 시작과 비슷하게 나타난 걸 보면, 성병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민간요법이나 샤머니즘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시절부터 성병은 존재해왔다. 특히 임질은 성경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오래되었고, 고대 이집트나 중국 황실에도 기록되었던 역사적인 성병이다.³

당시에는 성병의 원인이나 전파 경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병은 일종의 신의 벌이나 저주로 여겨지면서 감염 질병으로서 경각심을 크게 가지지 못했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어려움을 겪었다.

2. 매독의 역사 - 콜럼버스 원정

매독의 등장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존재한다. 가장 잘 알려진 바로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매독 전파의 기원일 거라는 이야기이다. 이 때문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탐험가보다 매독의 원인 제공자라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

콜럼버스 원정대가 1492년 신대륙을 발견하고 유럽으로 귀환한 이후에 점차 매독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뒤이어 1495년 유럽에서 매독이 크게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영국, 프랑스 등을 넘어 아시아까지 퍼지는 놀라운 전염성을 보였다.⁴

전부터 존재했던 임질과 달리 매독의 증상은 낯설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성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 의학이 발달하고 매독의 치명성과 진행 속도가 감소하자 연구와 관찰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뒤늦게 성병임을 알게 되었다.

3. 에이즈의 역사 - 영장류

성병은 에이즈, 에이즈는 곧 죽음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성병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자 두려움의 대상이다.

에이즈의 기원은 아프리카의 영장류로 추정하고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1981년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며 초창기에는 동성애자들이 주로 전파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강해 게이 관련 면역 결핍(GRID), 동성애 증후군처럼 불리면서 사회적으로 성소수자 혐오가 심했고 기독교 단체에 많은 공격을 받았다.⁵

후에 에이즈는 동성애자 뿐만 아니라 이성애자도 발병될 수 있고 위생적이지 않은 환경, 수혈 과정 등 다양한 이유들로 전염될 수 있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런 시선은 점차 사그라들었지만 여전히 동성애를 하면 에이즈에 무조건 노출된다는 차별적인 입장은 남아있다.

● 현대의 성병 치료법

현대 의학이 발달한 만큼, 확실히 성병을 대하는 태도와 치료법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치명적이었던 성병이 지금은 복용이나 백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거나 증상을 억제시킬 수 있게 되었다.

1. 임질

임질은 환자와 함께한 상대방도 함께 치료해야 한다. 이는 보균자와 접촉한 시점부터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로 항생제 치료가 이루어진다. 항생제 중 하나인 세프트리악손을 주사하거나, 임질과 동반되는 클라미디아* 감염증을 함께 치료하기 위해 아지스로마이신 혹은 독시사이클린을 투여해 치료하기도 한다.⁶

*클라미디아(Chlamydia) : 흔한 박테리아성 성병으로 세포 내에서 서식하는 병균으로 인해 발생하며 잠복기는 약 1-3주 사이다. 주로 임질과 같이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

2. 매독

매독의 치료는 환자의 단계에 따라 결정된다. 1기, 2기처럼 초기에는 페니실린 주사를 맞는 것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후기에는 매독이 중추신경계로 퍼지지 않았을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3주가량 페니실린 주사를 통해 치료해야 한다. 신경 매독은 수용성 페니실린을 정맥으로 주사하는 치료법을 10~14일간 진행한다.⁷

3. 에이즈

에이즈는 현재로서는 완치 가능한 치료법이 없어 사전에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적절한 치료와 면역 관리를 통해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거나 기대 수명을 늦출 수는 있다. 치료에는 항 HIV 약제를 3가지 이상 동시 투여하는 강력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reatment, HAART)을 사용한다.

치료를 시작하면 4~8주 후 환자의 혈액에서 HIV가 발견되지 않는 수준까지 억제되고 면역 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1년 이상 검출되지 않는 환자들도 치료를 중단하면 2~4주 이내에 다시 바이러스가 발견됨으로 한 번 치료를 시작한 이상 약제를 중단하기 어렵다.

장기간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질 대사 이상, 혈당 상승 등의 다양한 약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⁸

※ 사람들은 에이즈 환자와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감염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혈액, 정액, 질분비물 등에서 감염을 일으킬 수 있지만 침이나 땀, 눈물, 콧물, 대소변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성병은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최근에는 성관계를 하는 연령이 점차 빨라지면서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에 대한 실질적 성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콘돔 사용도 중요하지만, 성병 검진율을 향상시키는 것처럼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무증상 환자는 증상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전염 위험성도 크고 초기 치료를 놓칠 수 있어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성병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것⁹

-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최소 두 번 정기적 성병검사 받기

- 성병 의심증상을 알아두고, 증상이 나타나면 내원하기

- 에이즈 감염 전파력이 커지는 월경 중에는 관계 피하기

사회적으로는 성병 검사에 대한 거부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전염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태도가 중요할 것이다.

인퓨즈랩도 성병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위해 성병자가진단키트 특허 출원, 모바일 성 매개 감염질환 검사 플랫폼 개발 연구 중에 있다.

[참고 자료]

1.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성병 -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221

2. 이임순 “성매개 질환 발생에 관한 시대적 변천과 현황 Historical Changes and the Present Situation of Sexually Transmitted Diseases”, 대한의사협회지, 2008.

3. 사단법인 한국성과학 연구소, 임균성 요도염 - https://sexacademy.org/Lib_Medi/2442

6.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임질 -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217

7.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매독 -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734

8.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후천성 면역결핍증 -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627

9. 레드홀릭스, 성병예방 101 당신은 성병으로부터 안녕합니까? - https://redholics.com/red_board/view.php?&bbs_code=red9&ss[st]=1&kw=%EC%84%B1%EB%B3%91&page=1&bd_num=89198